[뉴스분석]북미 ‘찬바람’ 남북 ‘봄바람’

2018-03-24 5



[리포트]
남한과 북한, 북한과 미국, 미국과 한국 사이에 안보를 둘러싼 신경전, 정치부 강은아 기자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강 기자, 남북 관계는 봄바람이 서서히 부는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예정된 4월이 다가오며 한반도에 봄이 찾아오고 있죠. 남북 관계에도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질문 1] 봄바람이 분다고 판단하는 이유, 무엇인가요?

네, 일단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오던 '한미 연합훈련' 일정이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북한은 아무런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남한을 공식적으로 비난하던 것과는 태도가 완전히 변한 건데요.

무력 도발까지는 아니더라도,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 등 매체를 통한 비난 정도는 예상을 했었는데요, 전혀 관련한 그 어떤 발언도 없는 겁니다.

또 다음 달 1일에는, 15년 만에 열리는 우리 대중가수들의 평양 공연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4월 1일, 바로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이 자체로 정말 상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북한은 다음 주 29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판문점에서 개최하자는 우리 측의 제안에 아무런 조건 없이 동의했습니다. 예전엔 남북 간에 제안이 오갈 때 날짜를 바꾸거나, 장소를 바꾸는 등의 조건을 붙이며 기싸움을 벌였는데요. 지금은 그만큼 서로의 의중을 이해하고 대화에 임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질문 2] 하지만 남북 관계와는 다르게, 북미 관계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북 초강경파 라인을 구축했는데요. 바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입니다.

존 볼턴 내정자, 과거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인물입니다.특히 '리비아식 핵해법'을 강조하고 있는데 리비아식 핵해법이란, 북한이 핵포기를 선언하면 먼저 완전하게 비핵화를 검증한 뒤, 제재 완화를 해주는 핵폐기 방식을 말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원하는 건 핵포기와 제재 완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겁니다. 핵폐기 방법에 있어서 북미 간 이견이 생길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또 하나는 이런 모든 움직임들이 북한에 '군사 옵션' 메시지를 던진다는 겁니다. 미국 민주당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전시 내각을 완성했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입니다.

[질문 3]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대화를 위해 남한에 매달릴 수밖엔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네. 지금 상황을 보면 최대의 대북 금융제재라고 평가받는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은행 동결 때를 떠오르게 합니다. 당시 북한은 이 제재를 풀기 위한 미국과의 중재를 노무현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강력한 대북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보이는 미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북한은 남한에게 중재 역할을 앞으로도 끊임없이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부 강은아 기자였습니다.